작성자 고메베이글
제목 [머니투데이] 굴지 IT업체 前대표, 베이글로 인생을 다시 굽다
작성일자 2013-03-23
조회수 2824
 
 
[머니투데이] 굴지 IT업체 前대표, 베이글로 인생을 다시 굽다
 
 

↑조동완 고메베이글 대표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서머멧 모음이 말했죠. 인간은 많은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만 어느 한 영역에서 절대적 힘을 가진 이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능력을 발전시킨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산다고요."

조동완 고메베이글 대표(67세)에게서는 '의도된' 느림의 미학이 느껴진다. 30여 년간 경쟁과 변화의 속도가 생존과 직결되는 전기전자업계에 몸 담았지만, 이젠 베이글을 굽는 사장님이다.

71년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래 삼성SDI 및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장(전무), 한솔LCD 대표를 역임했다. 일 할만큼 했고 쉬고 싶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분당에 카페를 오픈한 게 정통 뉴욕식 베이글 전문업체 고메베이글의 시작이 됐다.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한 게 아니였죠. 장사가 되건 안 되건 차 마시면서 쉴만한 공간이 있어야겠다 싶어 생각한 게 카페였어요. 제가 베이글을 좋아해서 커피와 함께 팔기 시작했죠."

하지만 베이글 마니아 조 대표에겐 수입산 냉동 베이글 맛이 성에 차지 않았다. 차라리 직접 만들어 보자 싶었다. 2006년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정통 베이글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LA 베이글전문공장에서 제조실습을 받았다. 뉴욕 베이글 제조업체에서 기술연수도 받았다.

이후 장비를 수입해 2007년 3월부터 직접 굽기 시작했다. 고메베이글은 우유, 계란, 버터, 개량제 등을 안넣고 소량의 설탕과 소금, 이스트 등을 사용한다. 엄선된 밀가루에 잡곡, 호밀, 건포도, 양파, 블루베리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다.

조 대표는 "취미 삼아 시작한 게 규모가 커졌다"며 "공장도 따로 두고 영남법인까지 작년에 새로 세워 이젠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들어간 셈"이라고 밝혔다.

그 사이 직영 매장 4개 이외에 주요 백화점 3사에도 납품을 해왔다. 하지만 조 대표는 양산체제를 갖춘 만큼 백화점 매장을 늘리기 보다는 향후 B2B(기업대기업간 거래) 시장에 주력할 생각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갑자기 뜨고 갑자기 시장이 가라앉는 프랜차이즈가 많죠. 그보다는 제가 직접 매장을 점검하고 키워서 운영해보고, 어느 정도 되겠다 싶을 때 뜻하는 분들에게 넘기는 형태로 매장을 확장할 생각이에요."

실제로 1호점인 분당점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직원에게 매각했다. 엄밀히 말해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없지만 고메베이글이라는 간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베이글 도 고메베이글에서 납품한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300여통 이상 왔지만 예외 없이 '노(No)' 했다고 한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정통 베이글 맛을 전파하겠다는 게 조 대표의 의지다.

"베이글을 도넛처럼 만들어서 파는 곳들도 있긴 하죠.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대표적이에요. 그런데 그 베이글에서는 도무지 베이글 본연의 맛을 느낄 수가 없어요. 진짜 베이글 맛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베이글도 도넛 못지않게 대중화 되겠죠."

일흔을 내다보는 조 대표는 아직도 많은 것을 하고 싶고(다만 서두름 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잠수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잠수를 하러 강원도를 가야 하는데 베이글에 빠져 최근엔 발걸음을 못했다.

"패러글라이딩도 한 번 해보고 싶은데, 무거운 몸체 들고 이륙하기까지 뛰기가 쉽진 않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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